CPU와 메모리 등의 고속 및 대용량 칩들 사이의 데이터 전송을 광학적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광인쇄회로기판(이하 광PCB) 기반의 광연결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따라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테라비트급 차세대 컴퓨터의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박효훈(朴孝勳) 교수 연구팀과 광주과학기술원 이용탁(李用卓)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자동정렬 조립에 의한 광PCB 기반의 광연결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광PCB 기반 광연결 시스템은 종래의 인쇄회로기판(PCB)에 광도파로층을 추가로 삽입하고 광도파로를 통해 초당 수십 기가비이트(Gb/s) 이상의 데이터를 광으로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CPU, 메모리, 칩셋, 입출력 장치 사이의 데이터를 빛으로 주고 받을 수 있어, 수십~수백 GHz의 처리 속도를 가지는 차세대 컴퓨터의 실현에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장치다.

현재 컴퓨터의 CPU의 처리속도는 수 GHz로 칩 내에서는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르지만, 메모리 칩과 연결된 전기배선(구리배선)에 의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늦어져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데이터 처리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컴퓨터의 CPU가 펜티엄 I에서 IV로 발전하면서 처리속도가 수십 MHz에서 수 GHz로 50배 가까이 빨라졌지만, 사용자는 컴퓨터의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게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는 CPU 주위의 데이터 입출력 전기 배선에서의 데이터 병목현상 때문이며, 전자파간섭에 의한 신호왜곡으로 전송속도를 높일 수 없는 데에 근본원인이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빛으로 전송할 경우 이러한 지연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전송속도 향상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된다. 예컨대 HDTV 1시간 녹화분량의 데이터를 빛으로 전송하면 지금보다 수십배 이상 빠른 1초 이내에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 중요성 때문에 인텔, 지멘스, IBM, NTT, 소니 등에서도 차세대 초고속 컴퓨터를 위해 광연결 장치 개발 및 원천기술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광PCB 기반의 광연결 시스템을 실용화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모든 광부품의 수치 오차와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의 합이 0.01mm 이하로 매우 정확해야 빛의 경로가 잘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현재 PCB상에 전자부품을 배치하는 방식인 표면실장 기술과 유사한 방식으로 광부품도 자동정렬 조립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핵심부품인 광송신 모듈을 개발하고, 삼성전기와 기술협력으로 PCB 내에 광섬유 및 광커넥터를 내장한 새로운 형태의 광PCB를 개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다. 또 연구실 자체 기술로 1.5mm이내의 세계 최소 곡률 반경을 갖는 90도 휘어진 광섬유 블록을 제작했으며, 채널당 10Gb/s 전송속도를 지닌 광모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박효훈 교수는 "시스템 조립 후 채널당 5Gb/s의 데이터 전송을 성공적으로 이루었으며, 광PCB에서는 최대 24채널 수와 1.5dB 이하의 최소 광링크 손실을 보였다"며 "상용 광섬유를 사용한 연결장치로 빛의 경로를 수직-수평 방향으로 바꿀 수 있었고, 전송용량 및 실용성면에서도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미국 IEEE 포토닉스 테크놀로지 레터스(Photonics Technology Letters) 3월호에 게재됐으며, 국내 및 미국에 4건의 특허를 출원 중에 있다. 오는 7월에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 OECC(OptoElectronics and Communications Conference)에 본 연구결과를 초청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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